밤바다 - 유종우
바위에 걸터앉아
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본다
밤이면 더 커지는 저 소리에
물결은 어둠을 덧입고
내게로 밀려온다
쓸쓸한 바다는 추억을 깨우는 법
밤하늘을 배경 삼아 너를 그려본다
시간은 속절없어
네 모습은 희미해졌지만
내게 건네준 잎새는
여전히 선명하여라
지면에 부딪치며 흩어지는 물거품처럼
그 모습은 바뀌어도 본질은 변치 않으리
수면에 투영된 우련한 달빛을 바라보며
오늘도 잎새는 자연을 감내한다
- 시집 '바닷바람' 중에서